중기부, 전자상거래 수출지원사업…중기 해외시장 개척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


지난 11월 15일 세계 최대 규모의 메가 FTA인 ‘RCEP’이 출범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인도네시아·필리핀·베트남 등 아세안 10개국과 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15개 국가가 제4차 RCEP 정상회의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에 최종 서명한 것이다. 2012년 협상 개시 이후 8년만의 일이다.

RCEP 가입 15개국의 인구만 22억 6000만명으로 세계의 30%에 달하고 이들 국가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6조 3000억 달러, 무역 규모는 5조 4000억 달러로 역시 세계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세계 인구와 무역 규모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하는 세계 최대 FTA(자유무역협정) 시장이 탄생했다.

RCEP은 상품·서비스·투자 등에서의 추가적인 시장개방과 함께 지식재산권, 전자상거래, 중소기업 등 전반적인 규범 수준을 제고해 참여국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브랜드K 선정기업 온라인 화상 수출상담회’에서 해외 바이어에게 화장품을 소개하고 있다.

RCEP이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만큼, 무역·경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사회·문화 등 역내 국가간 전방위적 교류·협력이 한층 가속화돼 우리 중소기업의 아세안 시장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자상거래 분야를 신규 도입해 코로나19 시대에 비대면 경제 대응 기반을 마련하고 투자자유화를 강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규범 수준을 향상시켰다는 점이 우리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에 청신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유망한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전자상거래를 활용한 수출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판매대행, 온라인 수출기업화, 자사몰 육성 등 비대면 방식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수출기업을 키우고 이들이 저비용으로 온라인수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도록 수출 활성화를 지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판매대행, 온라인 수출기업화, 자사쇼핑몰 육성 등으로 이어지는 단계별 지원과 온라인 전시회·전시관, 스마트 물류, 수출플랫폼 마케팅 등의 언택트 특화지원이 제공된다.

독자적인 글로벌 쇼핑몰 계정 운영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 계정을 보유하고 있는 전문셀러를 활용, 판매대행을 일괄 지원하고 국내·외 이커머스 플랫폼사와 협력해 중소기업의 글로벌 쇼핑몰 입점과 판매도 지원하고 있다.

또 IT기반 콘텐츠를 활용한 품목·테마별 온라인 전시회를 상시 개최하고 국내 온라인 플랫폼 또는 물류사를 통해 수출물량을 집적, 가격 협상력을 제고하는 등 물류비 절감 지원에도 나선다. 해외플랫폼 입점 교육, 이커머스 중점대학 운영 등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데이터기반 온라인 수출지원을 위한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다.

이 같은 중기부의 전자상거래 활용 수출지원 사업이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에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업의 성과는 수치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에만 총 7866개 회사에 381억원을 투입해 3926억원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예산 투입대비 10배가 넘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올해는 10월까지 6558개사를 지원, 2079억여원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주식회사 하트페이스는 전자상거래 활용 수출지원 사업에 참여하면서 알게 된 정보를 통해 아마존 플랫폼에 입점, ‘비말차단막’ 판매 등으로 지난 9월말 기준 70만 달러의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70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양용선 하트페이스 대표는 “지원사업으로 이커머스 교육을 받고 아마존을 통해 수월하게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올해 초 코로나19에 눈앞이 캄캄했던 저에게 중기부에서 추진한 전자상거래 활용 수출지원 사업은 새로운 반전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이뿐 아니다. K팝 음반 및 아이돌 굿즈를 판매하는 와이엔인터내셔널은 중기부 지원을 발판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을 개척해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통하는 쇼피 플랫폼에 입점, 지난해 24억여원 매출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운 수출 실적을 올렸다.

또 여성용 의류 판매회사인 에스엔패션그룹은 낮은 브랜드 인지도로 해외 판매가 어려웠지만 수출지원 사업을 통해 자사몰의 홍보·마케팅, 리뉴얼 등을 지원받아 올해 800만 달러의 수출 성과가 예상된다. 2017년 수출액 17만 달러에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지원사업이 판매대행, 온라인 수출기업화, 자사 쇼핑몰 구축 등 체계적인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경쟁력은 갖췄으나 수출 시장에 선뜻 진출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의 RCEP 출범은 전자상거래를 통한 중소기업의 수출 증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한 정부의 정책 지원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내년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기 위해 브랜드K 육성·관리 및 전자상거래 진출 확대를 위한 사업에 2700억원 규모의 예산이 편성됐다. 소상공인의 온라인 시장 진출과 중소기업의 비대면 디지털 기술 개발이 속도를 내도록 모든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 중기부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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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