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과학기술 협력의 새 전기 마련…‘디지털 파트너십’ 체결

반도체, 인공지능 등 11대 디지털 분야 중심 협력 강화

한국과 영국이 디지털 기술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파트너십을 체결해 통신공급망 다변화, 반도체, 인공지능, 글로벌 디지털 규범 등 11대 디지털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강화한다.


우주탐사, 우주산업, 우주 정책 및 규범 등 우주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도 체결해 우주협력 차원을 한 단계 도약하는 한편, 정부 간 협의체 통합으로 종합적·체계적인 관점에서 양국 간 과학기술 협력도 추진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이종호 장관과 영국 미셀 도넬란 과학혁신기술부(DSIT) 장관이 한-영 디지털파트너십, 우주협력 양해각서(MOU), 과학혁신기술 이행약정을 체결한다고 22일 밝혔다.


영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찰스 3세 국왕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 한 · 영 디지털파트너십


양국은 통신 공급망 시장이 경쟁적이고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며 통신망 보안·복원력·상호호환성 증진, 무선통신·오픈랜 분야 R&D 협력 활성화, 양국 산업계·학계 협력 및 파트너십 강화 등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 반도체가 디지털 기술 발전에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 공감, 반도체 제조·공정에 강점을 가진 한국과 반도체 설계·IP에 강점을 가진 영국이 서로의 강점을 결합해 최첨단 반도체의 칩 설계, 화합물 및 첨단 반도체 소재, 첨단 패키징 기술 등 분야에서 연구개발 협력을 촉진해 나간다.


안전하고 책임성 있으며 인간 중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양국 공동의 가치에 부합하는 글로벌 인공지능 환경 조성을 위해 글로벌 파트너십(GPA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다자 포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가치를 공유하는 국제 파트너들 간 조율을 활성화한다.


이와 관련해 올해 영국에서 개최한 인공지능 안전성 정상회의에 이어 양국은 미니 정상회의를 내년에 공동으로 개최하기로 했다. 미니 정상회의는 6개월 뒤 개최할 예정으로, 전 세계 주요국 정상과 글로벌 빅테크 CEO 등이 함께 제1차 정상회의의 후속 조치 상황을 점검하고 글로벌 AI 거버넌스 정립을 본격 논의할 예정이다.


양국은 핵심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스타트업 등 기업 간의 협력과 파트너십도 증진한다.


이를 위해 정부, 기업, 관계기관 등이 참여하는 워크숍을 통해 양국 생태계의 강점에 대한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모범사례 공유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발굴한다.


이 밖에도 양국은 ▲데이터 ▲글로벌 디지털 규범 ▲디지털 기술표준 ▲인터넷 거버넌스 ▲공정하고 경쟁적인 디지털시장 ▲사이버 보완 ▲온라인 안전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한다.


◆ 한·영 우주협력 양해각서


과기정통부와 영국 과학혁신기술부는 양국 간 평화적 목적을 위한 우주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양국은 지난 6월 과기정통부 제1차관과 영국 과학혁신기술부 사무차관이 수석 대표로 참석한 ‘제15차 한-영 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통해 우주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양국 간 우주협력 양해각서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국제 우주대회 등을 계기로 양국 간 실무협의를 지속 추진해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해각서 체결까지 이르게 됐다고 과기정통부는 밝혔다.


이번 양해각서는 우주탐사, 우주산업, 우주 정책 등 양국 공통의 관심 분야에 대한 협력 절차를 체계화하고 이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주요 협력 분야로는 우주탐사, 우주산업, 우주 인프라, 위성, 우주 정책, 항법·시각, 통신, 지구관측, 우주 분야 지속가능성, 양·다자 협의 시 공조 등을 폭넓게 포함하고 있다.


양국은 앞으로 공동 실무단 구성, 공동연구 및 전문가 교류, 교육 활동, 산업체 간 교류 등의 활동을 통해 양국 간 협력을 이행해 나갈 예정이다.


◆ 과학혁신기술 이행약정


양국은 지난 1985년 정부 간 과학 및 기술협력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바 있으며, 올해 양국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과학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이행 약정을 체결한다.


이행 약정을 통해 양국은 연구자들의 공동연구와 인력교류를 지원할 뿐만 아니라 양국 기업 간 협력을 촉진해 나갈 예정이다.


이행약정의 이행을 위해 한-영 과학기술 혼성 위원회도 설치한다.


혼성 위원회의 수석 대표는 과기정통부 차관과 영국 정부수석과학자문관이 담당하게 된다. 영국 정부수석과학자문관은 각 부처에 있는 수석과학자문관을 총괄하고 영국의 과학기술정책 조정 및 총리와 내각 장관들에게 과학 자문을 담당한다.


그동안 양국은 과학기술 협력을 추진하는 동안 영국 과학혁신기술부(DSIT)와 한국의 과기정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등 3개 부처가 각각 서로 다른 정부 간 협의체를 운영해 왔으나 혼성 위원회를 설치하게 돼 전체적인 관점에서 협력 의제를 상호 조율하고 더욱 체계적으로 협력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한영 수교 140주년을 맞는 올해 윤 대통령의 영국 방문으로 양국의 과학기술·디지털 협력은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됐다”며 “향후 양국은 오늘의 3건 양해각서를 기반으로 통신망, 반도체, 인공 지능, 우주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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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