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대 국가전략기술 로드맵 완성·핵심 프로젝트 선정…2030년까지 달성
정부가 2030년까지 탄소중립을 주도할 세계 최고 수준의 ‘소형모듈원자로(i-SMR)’를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우리 독자적 공급망 중심의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을 위한 SAR(합성개구레이더) 안테나 등 발사체·위성탑재체·달착륙선 핵심부품 자립화 등도 추진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국가전략기술 특위’를 개최해 국가안보에 직결되는 거대과학 5개 분야의 임무중심 전략로드맵을 수립·의결했다.
이번 5개 분야는 차세대 원자력, 우주항공·해양과 디지털 전환 시대 필수기반 기술인 차세대통신, 첨단로봇, 사이버보안 등으로, 기존 전략을 포함해 총 12대 전략기술 분야의 로드맵이 완성된 것이다.
한편 국가전략기술 임무중심 전략로드맵은 12대 전략기술 분야별 ‘국가 최상위 기술전략’으로, 2030년까지 꼭 달성해야 할 가시적 임무를 설정하고 있다.
아울러 폭넓은 전문가 의견수렴을 토대로 임무달성의 길목이 되는 기술을 식별한 후 기술확보를 위한 중점 투자방향 및 관련 생태계 조성방안을 제시한다.
이에 지난해 8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첨단 모빌리티 등 기술패권 경쟁 직결 3개 분야, 10월 인공지능·첨단바이오 등 미래혁신 분야 등의 임무중심 로드맵을 수립한 바 있다.
◆ 국가전략기술 로드맵 : 거대과학·필수기반 분야
이번에 수립한 분야 중 먼저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차세대 원자력 강국 도약’을 목표로 소형모듈원자로와 선진원자력시스템·폐기물관리에 대한 임무를 구체화했다.
현재 첨단산업의 발전에 따라 전세계 전력수요 증가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구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원자력 에너지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의 대형원전보다 비용·안전성 등이 뛰어난 차세대 원자로인 소형모듈원자로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80여 종의 소형원자로가 개발이 진행되는 등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이에 소형모듈원자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수로형 소형모듈원자로 확보를 목표로, 기존 대형원전보다 제작기간이 단축된 혁신제조 기술개발 등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개발과 조기 상용화를 위한 지원에 집중한다.
선진원자력시스템은 탄소중립 구현에 필요한 다목적·산업용 원자로 개발을 목표로 고온가스로, 소듐냉각고속로, 용융염 원자로 등 선진원자로 핵심기술 확보와 맞춤형 연료기술 확보에 집중한다.
폐기물관리는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전주기 기술 확보를 목표로 안전성이 높고 효율적인 처분기술과 우리나라의 지리적·사회적 환경 특성에 맞는 부지평가 기술 확보 등을 지원한다.
핵심기술 외에도 차세대 원자력 분야 국가임무 달성을 위해 소형모듈원자로에 특화된 안전규제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민·관 협력 활성화를 위한 상시 소통채널을 구축하는 등 생태계 조성을 해나갈 예정이다.
◆ 우주항공·해양 : 독자기술 주권 확보, 신시장 개척
우주·항공기술은 세계 각국이 기술수출·이동을 제한하고 있어 우리나라가 독자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양 역시 향후 해양자원탐사·개발 본격화에 대응해 핵심원천기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형다단연소사이클엔진, 우주관측·센싱, 달착륙·표면탐사, 첨단항공가스터빈 엔진·부품, 해양자원탐사 등 5개 중점기술을 설정하고 임무를 구체화했다.
먼저 대형다단연소사이클엔진은 뉴스페이스 시대 다양한 우주수송능력 확보를 위한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고, 우주관측·센싱은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우주를 개발하기 위해 위성 탑재체 핵심부품 관련 기술 자립화, 관측감시장비 등 기술개발에 집중한다.
달착륙·표면탐사는 1.8톤급 달 착륙선 개발을 포함해 심우주 활동을 위한 기반기술도 개발한다.
항공엔진의 경우 국가안보와 방위산업 경쟁력 확보에 필요한 독자개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코어엔진을 집중 지원하고, 본격적인 해양자원 개발시대에 대비해 해양자원의 탐사·채굴기술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할 생태계 조성방안으로는 글로벌 시장에 대응해 우주항공·해양 분야의 석박사급 인재와 전문 기술인력을 양성한다.
아울러 주요한 국제공동연구에 민간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기술이전, 시험평가를 지원하는 등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 차세대 통신 : 표준특허 선점 통한 6G 세계시장 선도
통신 기술은 미·중 무역분쟁의 시초가 된 분야로, 현재 2030년경 6G 상용화를 둘러싼 주요국의 표준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도 기술패권 경쟁의 지렛대 확보를 위해 온디바이스 AI 본격 적용, 저전력화 등 양질의 기반기술을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표준특허 선점을 통한 6G 세계시장 선도’를 국가임무로 설정하고 6G와 그 기반이 되는 5G 고도화 및 위성통신, 그리고 공급망 자립화를 위한 오픈랜 및 고효율 핵심부품 등 5개 중점기술을 설정했다.
특히 6G는 최대 50배 빠른 속도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기술을 2026년까지 조기확보하고, 자율주행 등 급증하는 데이터 사용량에 대비하기 위한 저전력화·경량화를 핵심 목표로 추진한다.
안보와 직결되는 통신분야 공급망 구축도 강화하는데, 최근 글로벌 기술협력의 핵심 의제인 개방형 오픈랜 관련 장비·소프트웨어 고도화와 함께 화합물 전력반도체 기반 안테나·무선모듈 등 6G 핵심부품 국산화율 제고에 도전한다.
생태계 조성방안으로는 차세대 통신 기술패권 경쟁의 장인 국제 표준화기구의 의장단 진출 및 민간 활동 지원을 강화하고 위성통신 관련 AI·우주항공 등과 연계된 융복합 고급인재 양성을 제시했다.
◆ 첨단로봇·제조 : AI 기반 자율로봇 구현, 생산성 증대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와 함께 인구절벽을 눈앞에 둔 우리나라에 있어 산업 전반의 로봇화(robotization)는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다.
이에 AI 기반의 자율로봇 구현으로 국가 생산성 증대를 위해 공급망 관점의 로봇 부품·SW 자립화, 차세대 로봇의 초격차 기술인 자율이동, 고난도 자율조작, 인간-로봇 행동의 상호작용과 제조업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는 가상 제조 등 5개 중점기술 단위로 로드맵을 수립했다.
또한 ‘탑재된 규칙’에만 의존해 상황 변화에 취약했던 기존 로봇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악천후·장애물 등 고난도 상황에서도 단시간(30초 이내 극복, 위치추정 오차 10㎝ 이내) 우회경로를 탐색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나선다.
아울러 미지의 물체를 파악(95% 이상)해 정교하게 조작하며 다양한 환경·상황에서 인간 행동패턴과 90% 이상 부합하는 상호작용 능력을 갖추는 등 인간 수준의 자율형 로봇 구현을 위한 AI 고도화에 기술개발의 초점을 맞춘다.
글로벌 기업 중심으로 개화를 앞둔 로봇시장의 생태계 확장을 위해서는 로봇의 인지·제어를 담당하는 핵심부품인 센서·구동기·제어기의 국산화율 제고와 산업 고도화를 지원한다.
이밖에도 실증·사업화를 위한 국가로봇테스트필드 구축, 선제적 윤리제정·규제개선 등 인프라 조성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 사이버보안 : 회복탄력성을 갖춘 전주기 능동대응력 확보
AI·클라우드 등이 보편화되면서 사이버 침해사고의 대상·범위도 고도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공격탐지뿐 아니라 사전 예방을 위한 소프트웨어 해킹 취약지점 식별, 사고 후 복구·추적 등 포괄적인 대응체계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회복탄력성을 갖춘 전주기 능동대응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AI 보안, 디지털 취약점 분석·대응, 네트워크·클라우드 보안, 산업·융합보안 기술을 중심으로 로드맵을 수립했다.
특히 주요국이 의무화를 추진 중인 SBOM 체계와 보안 특화 AI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단계부터 사이버보안 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는 사전검증 체계 확립 및 관련 기술 고도화를 핵심 임무로 선정했다.
아울러 양자컴퓨터 기술 발전에 의한 기존 암호체계 무력화에 대응하는 양자내성암호 등 초신뢰 암호 확보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생성형 AI 본격화 관련 동전의 양면과 같은 AI 활용 보안 및 AI를 위한 보안기술, 사용자 인증·접근제어 강화 등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제로트러스트 보안모델 고도화를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이밖에도 최근 우크라이나전, 미국 송유관 해킹 사례 등에서도 나타난 국가기반시설 대상 공격에 대응하는 산업제어시스템 보안관리 자립화도 추진한다.
◆ 국가전략기술 프로젝트 후보 사업 4건 추가 선정
국가전략기술 프로젝트는 국가전략기술 확보를 위해 정부와 민간의 역량을 총결집해 추진하는 범부처 민·관 합동 전략기술 연구개발 프로젝트다.
특히 전략기술 분야 연구개발 중 기술패권 경쟁에 대응하는 가시적 성과창출을 위해 집중 지원이 필요한 사업을 과학기술혁신본부 주도로 지정해 관계 부처와 민간이 함께 지원·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윤석열 정부 R&D 혁신방안에 따라 모두 10개의 프로젝트를 선정할 계획으로, 지난해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달 착륙선, 6G 산업기술, 6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차세대 이차전지, 양자 기술 등 6개의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이 중 예비타당성조사가 진행 중인 양자 분야를 제외한 5개 사업은 2023~2024년부터 본 사업에 착수한다.
먼저 이번에는 인공지능·바이오 등 게임체인저 기술과 관련한 4개 프로젝트 후보사업을 추가 선정하기 위해 관계 부처 대상 수요조사, 전략기술 분야별 기술전문가와 정책 전문가 검토를 수행했다.
선정 기준으로는 전략기술 분야 내 대표성과 분명한 국가차원 목표 제시 여부를 중심으로, 사업 기획의 완결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이 결과 AI반도체 활용 K-클라우드 기술개발, 반도체 첨단패키징 선도기술개발, 무기발광 디스플레이 기술개발 및 생태계 구축, 바이오파운드리 인프라 구축 등 4건을 선정했다.
한편 이번에 후보로 선정한 4건의 프로젝트 중 예비타당성 조사가 필요한 사업은 다른 연구개발사업과 동일하게 조사 절차 등을 거쳐 세부 내용과 예산 규모 등을 확정해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
주영창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국가전략기술특위 위원장)은 “12대 분야 전략로드맵·범부처 핵심 프로젝트 등 국가전략기술 육성정책의 대표선수가 완비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의 추격자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초격차 전략기술 확보를 목표로, 세계 최고에 도전하는 혁신·도전적 연구개발, 차세대 기술 선점 등 기술패권 경쟁을 주도하는 국가로 발돋움하는 데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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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