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벤더 들판에 핀 희망과 연대의 꽃 마음
독일 쾰른 출신의 싱어송라이터 한나 쾨프(Hannah Köpf)가 다섯 번째 정규 앨범 ‘Flowermind’를 독일 GLM 레이블 및 한국 굿인터내셔널을 통해 발표했다. 이번 음반은 180g 오디오파일 초반 1000장 한정 LP로 제작됐다.
한나 쾨프는 따뜻하고 맑은 음색,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유럽 컨트리 사운드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포크, 컨트리, 재즈, 가스펠, 블루그래스 등 미국 전통 음악 장르를 융합해 미국 내슈빌 특유의 감성을 담아내는 점이 특징이다. 내슈빌은 미국 테네시주 중부 도시로, ‘컨트리 음악의 수도’, ‘미국 남부의 아테네’라 불리며 미국 대중음악의 중심지로 자리해왔다.
조니 미첼, 잭슨 브라운, 폴 사이먼, 스틸리 댄, 리키 리 존스 등 시대를 초월한 롤모델들에게 영향을 받은 쾨프는 신선하면서도 독창적인 사운드로 자신만의 음악적 색채를 드러낸다.
앨범은 다채로운 메시지와 사운드로 채워졌다.
‘선조들의 노래 Ancestor Song’은 뿌리와 전통, 세대 간 대화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낸 오프닝 트랙이다. 유려한 피아노와 기타 선율이 특유의 맑은 보컬과 어우러졌다. ‘꽃 마음 Flowermind’는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꽃이 만발한 정원’처럼 다양성과 창의성, 온화함, 친절함을 품는 사고방식을 전한다. ‘우리는 승리하리라 We Shall Overcome’은 히피적인 평화와 사랑의 언어를 암시한다.
‘바다가 잠든 곳 Where The Ocean Sleeps’는 세상 무엇이 흔들려도 끝까지 희망을 붙든다’는 굳은 신념을 전하는 곡이다. 부드러운 페달스틸 기타와 언플러그드 스타일의 어쿠스틱 연주가 희망의 메시지를 더욱 부각한다. ‘밝디 밝은 사랑 Lighthearted Love’는 맑고 경쾌한 멜로디에 백킹 코러스가 더해져 긍정의 힘을 표현한다. 한나의 밝고 투명한 목소리와 경쾌한 라이브 무드가 연주 배경을 이룬다. ‘라벤더 들판 Lavender Fields’는 잊힌 기억, 치유와 용서가 테마다. 라벤더 향기처럼 은은하게 번지며 듣는 이에게 따뜻한 위로를 선사한다.
‘습지의 소녀 Marsh Girl’은 미국 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이 곡은 남부의 습지에서 가족에게 버림받은 소녀가 성장하며 역경에도 스스로를 지키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비단 같은 종이 위에 그리는 꿈 Silken Paper Dream’은 은은한 컨트리 감성과 페달 스틸 기타가 조화를 이룬다. 삶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너와 함께 서 Stand Along With You’는 웅장한 백킹 합창단과 한나의 맑은 목소리가 어우러진 앨범의 또 다른 핵심 트랙이다. 위로와 희망, 연대의 감정을 진실하게 전하며, 누구나 곁에 함께 서 줄 수 있음을 힘 있게 전한다. ‘다이아몬드가 박힌 신발 Diamonds On The Soles Of Her Shoes’는 폴 사이먼(Paul Simon)의 명곡을 한나 쾨프와 기타리스트 팀 두덱이 페달 스틸 기타, 바이올린, 어쿠스틱 악기들로 재해석해 만든 개인적 오마주다.
이번 제작에는 프로듀서 팀 두덱(Tim Dudek)을 비롯해 레코딩 엔지니어 리키 오지요(Ricky Ojijo), 마스터링 엔지니어 알렉스 클로스(Alex Kloss)가 참여했다. 연주에는 존 라우캄프(바이올린·피들), 마이크 로엘로프스(피아노·오르간), 바스티안 루페르트(기타), 야콥 쾬에만(더블베이스), 토르스텐 하스(베이스)가 함께했으며, 드럼·퍼커션·백 보컬은 팀 두덱이 맡았다. 특히 ‘Lighthearted Love’에는 리사 쾬에만과 에바 부흐만이 백 보컬로 참여해 풍성함을 더했다.
‘Flowermind’는 ‘꽃 마음’이라는 상징적 제목처럼 불확실한 시대에 희망과 연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며 인류 공동체에 대한 따뜻한 공감과 내면의 평화를 함께 노래한다.
전통과 현대, 미국과 유럽을 넘나드는 쾨프의 음악 세계가 오롯이 담긴 이번 음반은 한정 LP로 소장 가치를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