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상북도가 최근 관객 1,300만 명을 돌파하며 흥행 중인 영화 ‘왕과 사는 남자(왕사남)’ 속 비운의 왕 단종과 그를 지키려 했던 금성대군의 서사가 깃든 노거수들을 ‘국가산림문화자산’으로 신규 지정할 계획이다. 대상지는 영주 내죽리 은행나무와 경주 왕신리 운곡서원 은행나무 두 곳이다.
국가산림문화자산은 산림청장이 지정하며, 산림 또는 산림과 관련되어 형성된 자산 중 생태적·경관적·정서적으로 보존 가치가 큰 유·무형의 자산을 의미한다. 현재 경상북도 내에는 16개소가 지정되어 관리 중이다.
이번 지정 신청의 핵심인 영주 내죽리 은행나무(영주시 순흥면 내죽리 98)는 단종 복위를 꾀하다 순절한 금성대군의 넋이 깃든 나무로 알려져 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성호 이익의 문집인 ‘성호사설’에 따르면, 단종 폐위 이후 200년간 고사했던 이 나무는 단종이 복위되고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제단을 쌓자 다시 잎을 피웠다는 신비로운 전설이 전해진다. 마을 주민들은 이를 부활한 단종의 몸이라 믿어왔으며, 1982년 보호수 지정 이후 현재까지 지역의 수호신으로 여겨지고 있다.
함께 추진되는 경주 왕신리 운곡서원 은행나무(경주시 강동면 왕신리 310)는 금성대군과 함께 단종 복위를 모의했던 권산해의 후손 권종락이 영주 내죽리 은행나무의 가지를 가져와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나무는 조상들의 충절을 상징함과 동시에 가을철 서원 전체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독보적인 경관 가치를 지니고 있다.
경상북도는 영화 흥행으로 급증한 역사 관광 수요를 지역 방문객 유입으로 연결하고, 산림자원과 역사적 서사를 결합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최순고 경상북도 산림자원국장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를 통해 재조명된 충신들의 기개를 현장에서 직접 느낄 수 있도록 소중한 산림 자산을 보존할 것”이라며, “경상북도를 단순한 관람을 넘어 역사적 스토리텔링이 결합된 산림관광의 중심지로 선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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