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본, 방역 대폭 강화...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 941건 발생

정부는 야생멧돼지의 아프라카돼지열병(ASF) 감염 사례가 점점 확산함에 따라 가축방역당국이 방역 조치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4일 아프리카돼지열병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야생멧돼지 ASF 발생지역 확산에 따른 특별 방역대책’ 브리핑에서 “현재까지 경기, 강원 12개 시군에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총 941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울타리 설치 및 멧돼지 수색·포획, 집중 소독을 통해 확산을 저지해왔으나 최근 광역울타리 바깥인 강원도 영월과 양양에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총 10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가축방역당국은 광역울타리 이남에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것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향후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는 매우 엄중한 상황인 것으로 진단했다.

특히 대다수 양돈농장이 야산 인근에 있어 바이러스 유입이 용이하고 농장 중에는 소독·방역시설이 미흡한 곳이 있으며 축산차량의 농장 출입 및 시도 간 이동 등을 감안할 때 아직 방역여건은 취약한 실정이다.

김 장관은 “또한 봄철 멧돼지 번식기가 되면 개체수가 크게 증가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겨울철 동안 멧돼지 개체수의 획기적인 저감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이에 중수본은 멧돼지 확산방지, 바이러스 오염원 제거, 농장 차단방역 강화, 농장 간 확산 사전차단 등 선제적인 방역강화대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 야생멧되재 확산 방지

먼저 중수본은 멧돼지 확산 방지를 위해 전국을 4개 지역으로 구분, 차별화된 멧돼지 관리전략을 추진한다.

화천, 연천 등 기존 광역울타리 이북의 기존 발생지역은 광역울타리 차단 상태를 상시 관리하고 엽견을 사용하지 않는 제한적 총기포획과 함께 민통선 이북지역에서 민·관·군 합동으로 포획과 수색을 실시한다.

가평, 춘천 등 기존 광역울타리와 신규 광역울타리 사이 핵심대책 지역은 하천, 교차로 등 울타리 취약구간을 일제히 보강하고 멧돼지 차단을 위한 경광등과 기피제를 설치한다.

김 장관은 “멧돼지 서식밀도가 높은 지역은 소지역 단위로 총기포획을 허용하고 산악전문 특별수색팀과 수색견 등을 활용해 폐사체 수색의 효과를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규 발생지역인 영월과 양양은 멧돼지 이동을 차단하기 위해 중앙고속도로 등을 활용한 차단망을 구축한다.

발생지점 인근에 포획틀과 트랩을 집중 설치하고 그 외의 지역은 적극적인 총기포획을 실시할 방침이다.

전파경로를 명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존 발생지역과 영월 사이 구간에 대한 폐사체 수색을 강화하고 멧돼지 목욕장과 비빔목에 대한 환경검사를 실시한다.

나머지 지역인 사전 예방지역은 농장 밀집지역 주변에 선제적으로 울타리를 설치, 광역수렵장 운영 등을 통해 봄철 출산기 전까지 대대적인 포획을 실시하고 농장 주변 산악지대의 폐사체를 집중 수색한다.

◆ 바이러스 오염원 철저히 제거

바이러스 오염원도 철저히 제거한다. 김 장관은 “멧돼지 발생지역과 인근도로, 농장진입로에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 매일 집중소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발생지역과 멧돼지 이동경로 주변 목욕장, 비빔목에 대해 생석회 도포와 소독을 실시하고 멧돼지와 접촉기회가 많은 수렵인과 수색인력, 관련 차량·장비도 철저히 소독한다.

◆ 사육돼지 농장 차단 방역

농장 차단방역을 위해 농장 내 축산차량 출입 최소화와 함께 소독방역시설을 보완하고 기본수칙 준수를 강화한다.

김 장관은 “우선 영월을 포함한 인접 12개 시군에 대해 강화된 방역조치를 실시한다”며 “축산차량이 농장에 진입하지 않도록 2월 말까지 시설을 개선하고 접경지역에 적용되는 8가지 강화된 방역시설을 6월 말까지 설치토록 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방역에 취약한 모돈사는 내부공사를 금지하고 모돈 도축장에 대한 방역관리를 강화한다.

전국 양돈농장은 방역수칙 홍보점검을 강화하고 축산 차량의 농장 진입차단을 위한 시설개선을 경기 남부 등 위험지역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김 장관은 “생산자 단체를 중심으로 전국 농장에 8가지 강화된 방역시설도 조속히 설치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권역화로 확산 사전차단

권역화를 통해 양돈농장 간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사전에 차단한다.

우선 영월을 중심으로 3개 지역을 권역화하고 앞으로 전국을 16개 지역으로 권역화해 돼지와 분뇨의 권역 간 이동제한을 통해 지역 간 전파를 사전에 철저히 차단한다.

김 장관은 “특정지역에서 야생멧돼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집중 발생할 경우 해당지역을 중점 방역관리지구로 지정하고 권역 내 지정차량의 권역 밖 이동을 금지하겠다”며 “권역 밖 사료차량 등의 경우에도 환적장을 활용, 권역 내 진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강화 조치도 밝혔다. 김 장관은 “중수본은 1월 12일과 13일,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증가함에 따라 ‘가금농장 매일 일제소독 캠페인’을 추진한다”면서 “전문가들은 최근 두 차례 심각한 한파로 농장 소독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웠다는 점을 이번 발생 증가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수본은 최근 기온이 다시 정상화됨에 따라 오늘부터 27일까지 2주 동안 매일 오후 2시부터 3시 사이에 전국 모든 가금농장에서 집중소독을 실시토록 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고리를 차단한다.

전국 가금농장에 문자메시지 발송, 지자체 전담관 등을 통해 매일 농장과 축사 내외부를 소독토록 지도·홍보하고 농진청·농관원 등 유관 인력을 총동원해 소독 실시상황을 점검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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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