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버플라이 CEO·VP 등 최고경영진 방한… 부품 공급 넘어 미국 시장 진출 방안 본격 논의

미국 테더드론(TeUAS) 분야 선도기업 호버플라이 테크놀로지스(Hoverfly Technologies Inc., 이하 ‘HTI’)의 최고경영진이 한국을 직접 찾았다. 스티브 월터스(Steve Walters) 대표이사(President & CEO)와 마이클 미란다(Michael Miranda) 부사장(VP, Products & Services)이 지난 3월 18일(한국시간) 케이알엠 구미 모터 및 ESC 공장을 방문해 양사 협력의 다음 단계를 집중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HTI는 미 국방부 ‘Blue List’에 등재된 유일한 테더드론 기업으로, 미 육군에 600대 이상의 시스템을 납품한 미국 방산 드론 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다.
이번 방문에서 주목할 점은 스티브 월터스 대표이사가 직접 방한했다는 사실이다. 단순한 실무 협의가 아닌, 양사 최고경영진이 직접 마주 앉아 미래 전략을 논의했다는 것은 협력의 무게감이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공급망 통합과 제품 로드맵, 미국 현지화 전략 등 기술과 사업 전반에 걸친 실질적 논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양사의 협력은 빠른 속도로 깊어지고 있다. 케이알엠은 2025년 10월 HTI의 2000만달러 시리즈 B 라운드에 500만달러를 투자하며 전략적 파트너로 합류했고, 이를 통해 HTI 핵심 부품의 독점 제조사 지위를 확보했다. 올해 3월 초에는 첫 번째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고성능 BLDC 모터 4종과 전자변속기(ESC) 시스템을 ‘Hoverfly Motors - powered by KRM’이라는 브랜드로 미국에 수출하기 시작했다. 드론의 핵심인 추진(Propulsion) 솔루션 전반을 한국 기업이 책임지게 된 것으로, 케이알엠의 제어 알고리즘과 구동 기술이 미국 방산 시장의 까다로운 품질 기준을 통과했다는 평가다.
이번 미팅에서는 양사 간 공급 및 유통 체계, FCC 인증 대응 전략을 비롯해 미국 시장 현지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이 폭넓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작법인(JV) 설립과 현지 생산라인 구축 등 여러 선택지가 테이블에 올랐으나, 구체적인 방식은 아직 검토 중인 단계다. 특히 미 국방부(DoD)의 자국산 부품 비율 규정 강화 기조에 맞춰 ‘Made in USA’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이 핵심 의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화 방안이 구체화될 경우, 케이알엠의 사업 모델은 ‘한국에서 제조·수출’하는 구조를 넘어 미국 시장에 더욱 깊숙이 뿌리내리는 단계로 전환되며, 매출 구조와 기업 가치에도 질적 변화가 이뤄질 수 있다.
양산 인프라도 빠르게 갖춰지고 있다. 케이알엠은 지난 3월 12일 구미 신공장 확장 이전을 완료하고 기념식을 개최하며, 드론용 모터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15만 대에서 30만 대로 2배 확대했다고 밝혔다. 추가 장비 입고가 완료되면 연간 50만 대 규모까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드론이 현대전의 핵심 전력으로 부상하고,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국산 드론 부품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는 가운데, 신뢰할 수 있는 비중국산 공급망을 대규모로 확보한 케이알엠의 전략적 가치는 한층 부각되고 있다.
스티브 월터스 HTI 대표이사는 “이번 방문을 통해 단순한 공급 관계를 넘어 진정한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협력 기반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방산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비중국산 공급망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지고 있으며, 케이알엠과의 협력이 그 해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케이알엠 박광식 대표이사는 “HTI CEO가 직접 구미 공장을 찾아준 것 자체가 양사 관계의 깊이를 보여준다”며 “이번 논의를 통해 부품 수출을 넘어 미국 시장에 더욱 단단히 뿌리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그림을 함께 그리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케이알엠만의 기술력을 통해 HTI와의 협력 구조를 빠르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